
국내에서 디카페인 생두 수입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한 수요 부족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디카페인 가공은 대부분 해외에서 진행되며, 가공 후 다시 수입해야 하므로 물류비용이 높고 리드타임도 길다. 여기에 국내 수요는 빠르게 증가했지만 시장 예측이 어려워 수입사들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최소 주문 수량(MOQ) 제한, 높은 가격, 보관상의 까다로움까지 겹쳐 수입 자체를 기피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는 오히려 병목현상을 만들며 유통을 더 어렵게 만든다.
해외에서만 가능한 가공 공정
디카페인 생두는 반드시 스위스워터, CO₂, 용매 방식 등의 별도 공정을 거쳐야 하며, 이 가공 설비는 해외 일부 국가에만 존재한다. 국내에는 이러한 설비가 없어, 생두는 해외 가공 → 국내 수입의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물류비와 리드타임이 증가한다.
국내 수요는 적지만, ‘애매하게 늘어난’ 상황
일반 커피 소비자의 디카페인 수요는 아직 전체 시장의 5% 미만이지만, 최근 건강 트렌드, 임산부·수면장애 소비자 증가 등으로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문제는 이 수요가 일정하고 안정적인 게 아니라, 브랜드 단위로 갑자기 발생한다는 점이다.
최소 수입 물량(MOQ)의 벽
디카페인 가공 공장은 대량 처리만 가능하기 때문에, 수입사가 소량만 따로 가져오기 어렵다. 이로 인해 소규모 로스터리나 바이어는 높은 단가를 감수하거나 아예 수입을 포기하게 된다.
가격 경쟁력 부족
디카페인 생두는 일반 생두보다 평균적으로 1.2~1.5배 비싸다. 가공비, 인증비, 물류비 등이 반영된 결과다. 소비자가 이를 납득하지 못하면 로스터리는 취급을 꺼리게 되고, 이는 다시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보관과 유통의 어려움
디카페인 생두는 수분에 민감하고, 일반 생두보다 품질 유지가 까다롭다. 수입 후 장기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수입사는 재고 부담이 크고 리스크를 회피하려 한다.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는 오히려 혼란을 만든다
팬데믹 이후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며 디카페인 커피 수요가 급증했다. 하지만 생두 수입은 보통 6개월~1년 단위로 계획되기 때문에, 예고 없는 수요 증가는 오히려 유통망에 병목을 일으킨다. 해외 공장도 즉시 대응이 불가능해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공급이 줄어드는 현상이 벌어진다.
결론
디카페인 생두는 수입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리스크가 너무 큰 제품’이기 때문에 수입사들이 꺼려하는 구조다.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가 오히려 공급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내고, 장기적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