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의 깊고 복합적인 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커피 품종이나 가공 방식만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커피 향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오늘은 커피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최적의 발효 시간은 몇 시간인지를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알아보겠다.
1. 커피 발효에서 미생물의 역할
커피 체리가 발효되는 동안 박테리아(Bacteria)와 효모(Yeast)가 활성화되며, 다양한 유기산과 향미 화합물을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이 신맛(Acidity), 단맛(Sweetness), 바디감(Body), 그리고 복합적인 향미(Flavor Complexity) 를 결정짓는다.
연구에 따르면, 미생물의 종류와 조성비는 발효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며, 어떤 미생물이 우세하냐에 따라 최종적인 커피의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2. 미생물 군집 분석: 박테리아 & 곰팡이의 역할
2-1. 박테리아 (Bacterial Communities)
박테리아는 주로 산미(Acidity)와 단맛(Sweetness)에 영향을 미친다.
발효 시간에 따라 주요 박테리아의 활동이 변화하면서 맛의 균형이 달라진다.
주요 박테리아 계열 & 역할
| 박테리아 계열 | 대표 균주(Genus) | 향미 기여 |
|---|---|---|
| Lactobacillaceae (유산균) | Lactobacillus, Weissella | 젖산(Lactic Acid) 생성 → 부드러운 신맛 & 깔끔한 컵 |
| Acetobacteraceae (초산균) | Acetobacter, Gluconobacter | 초산(Acetic Acid) 생성 → 강한 신맛 & 과일향 |
| Pseudomonadaceae (슈도모나스과) | Pseudomonas | 아미노산 분해 → 견과류(Nutty), 고소한 향 형성 |
| Bacillaceae (바실러스과) | Bacillus, Paenibacillus | 단맛 & 카라멜 향 증가 |
결론
- 젖산균이 많을수록 → 부드러운 신맛 & 깔끔한 후미
- 초산균이 많을수록 → 강한 신맛 & 와인 같은 향
- 바실러스균이 많을수록 → 단맛과 카라멜 향 증가
2-2. 곰팡이 (Fungal Communities)
곰팡이, 특히 효모(Yeast)는 과일향, 와인 향, 복합적인 발효 향을 형성하는 주요 역할을 한다.
주요 곰팡이 계열 & 역할
| 곰팡이 계열 | 대표 균주(Genus) | 향미 기여 |
|---|---|---|
| Saccharomycetaceae (효모) | Saccharomyces, Pichia | 에스터(Ester) 생성 → 과일향 & 플로럴 향 |
| Debaryomycetaceae (효모) | Debaryomyces, Wickerhamomyces | 알코올 발효 → 묵직한 바디감 & 단맛 증가 |
| Trichocomaceae (푸른곰팡이) | Penicillium, Aspergillus | 초콜릿 & 스파이스 향 증가 |
결론
- Saccharomyces 효모가 많을수록 → 과일향 & 플로럴 향 증가
- Debaryomyces 효모가 많을수록 → 묵직한 바디감 & 단맛 증가
- Penicillium 곰팡이가 많을수록 → 초콜릿 & 스파이스 향 증가
3. 발효 중 생성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과 향미 변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은 커피의 향을 결정하는 핵심 물질이다.
이들은 커피 체리가 원래 가지고 있는 식물 유래(Plant-derived) VOCs 와, 미생물이 발효하는 동안 생성하는 미생물 유래(Microbial-derived) VOCs로 나뉜다.
VOCs에 따른 주요 향미 변화
| VOCs | 향미 특성 | 기원 |
|---|---|---|
| 헥사날 (Hexanal) | 풋사과, 허브향 | 식물 유래 |
| 리날룰 (Linalool) | 라벤더, 플로럴 향 | 식물 유래 |
| 데카날 (Decanal) | 감귤류, 달콤한 과일향 | 미생물 유래 |
| 2-옥테날 (2-Octenal) | 오렌지 껍질 향 | 미생물 유래 |
| 벤즈알데하이드 (Benzaldehyde) | 아몬드, 견과류 향 | 미생물 유래 |
| 6-메틸헵탄-2-올 | 와인 향, 발효 과일 향 | 미생물 유래 |
결론
- 발효 시간이 길어질수록 과일향(Fruity), 와인 향(Winey), 초콜릿(Chocolate) 계열 VOCs 증가
- 특정 미생물(효모, 젖산균, 초산균)의 조합에 따라 향미 변화 가능
4. 최적의 발효 시간은? (연구 결과 기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최적의 발효 시간은 20~24시간이다.
20~24시간 발효 시
- 과일향(Fruity), 와인 향(Winey), 단맛(Sweetness) 극대화
- 과발효(Over-fermentation) 위험 없이 복합적인 향미 유지
프로세스별 추천 발효 시간
- 클린컵 & 플로럴한 향 (Washed) → 12~20시간
- 과일향과 단맛 강조 (Honey, Anaerobic) → 20~24시간
- 묵직한 바디와 초콜릿 느낌 (Natural, Long Fermentation) → 24~48시간
5. 결론: 원하는 향미를 만들기 위한 전략
- 클린하고 신맛이 좋은 커피를 원한다면?
→ 발효 시간을 12~20시간으로 조절 → 유산균이 부드러운 산미를 유지 - 과일향과 단맛이 풍부한 커피를 원한다면?
→ 효모 발효(Co-Fermentation) + 20~24시간 발효 → 와인 같은 복합미 증가 - 묵직한 바디와 초콜릿 & 카라멜 느낌을 원한다면?
→ 초산균 발효(Anaerobic) + 24시간 이상 발효 → 벤즈알데하이드(Benzaldehyde) 증가
커피 발효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 미생물과 화학 반응을 조절하여 향미를 창조하는 과학적인 작업이다.